반응형

아이폰SE2, 담달폰이 드디어 출시되었다

2016년에 아이폰SE가 출시된 이후 2018년도쯤부터 매년 봄, 가을이면 다음달에는 아이폰SE2가 나온다, 나온다, 잊을만하면 기사가 뜨곤 했다. 그래서 담달폰이라는 별명까지 붙은 아이폰SE2, 이것이 2020년도에 드디어 나왔다. 4년만에 같은 가격인 최저 399달러 가격표를 달고...

 

애초에 아이폰8폼팩터를 가지고 있으면서 칩셋은 최신으로 넣은 사양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폰8과 아이폰X사이에 빠진 시리즈 넘버 9를 따서 아이폰9로 나온다는 소문도 있었는데, 애플은 그런 숫자 의미성보다는 2016년도에 나왔던 스페셜 에디션(Special Edition)의 네이밍을 찾은 모양이었다.

 

역대급 가성비라 불리는 아이폰SE2, 가성비라 생각하는 이유는

후면 스티커를 떼고 갓 딴 사과를 만나는 순간


55만원짜리 핸드폰에 A13바이오닉 칩셋이 들어갔다

누구는 전 세대인 A12만 해도 안드로이드 다른 스마트폰들의 성능을 쌈싸먹는 수준인데, 굳이 A13을.. 차라리 3G에 불과한 램을 올리라며 오버스펙, 언밸런스 스펙을 지적하기도 했다. 게임에서야 좀더 좋겠지만 아이폰SE를 사는 모든 사람들이 하드한 게임만 골라서 돌리는 게임 매니아는 아니니까...

 

이러한 칩셋 무용론에 대해 내 생각은 다르다. 칩셋이 비단 CPU, GPU만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카메라만 해도 하드웨어는 아이폰8의 그것이지만 보케 효과, 인물 사진 모드 등 A13 프로세서 이미지 처리의 결실을 볼 수 있는 경우는 많다. 저장공간 빠르기 역시 이러한 칩셋의 영향을 받는다.

 

 

방수와 무선충전을 지원한다

삼성 갤럭시A시리즈 등 다른 제조사들의 가성비폰들과 애플의 가성비폰은 정 반대의 정책을 가지고 있다. 삼성의 갤럭시A시리즈만 해도 배터리, 카메라, 화면 등은 플래그십에 근접한 수준으로 해놓고 프로세서는 낮은 급으로, 방수, 무선충전은 지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애플의 가성비폰 아이폰은 플래그십인 아이폰11에 비해 배터리 하향, 카메라 하향, 화면 하향이면서 프로세서는 동급, 방수, 무선충전 지원이다. 삼성 쪽에서 강하게 하는 건 약하게 하고, 약하게 하는 건 강하게 한다.

 

결과적으로 카메라는 디카로, 배터리는 보조배터리 마련으로 대체할 것을 정해놓은 나같은 사람한테는 아이폰SE2이 더 가성비다. 카메라, 배터리는 따로 살 수 있지만 칩셋과 방수, 무선충전은 따로 살 수 없다. 아, 무선충전은 따로 살 수 있긴 하군.


용량에 따라 추가로 지불되는 가격이 그렇게 크지 않다

아이폰SE2 가격은 64기가 55만원, 128기가 62만원 256기가 76만원이다. 64GB와 128GB 모델의 차이가 겨우 7만원밖에 안나니까 정말로 한달 커피숍 비용만 아껴도 충당되는 수준이다. 일반적인 아이폰이 용량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많이 벌어져, 이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낮은 용량을 고르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정도면 별 부담없이 최저 용량에서 128기가로 도약할 수 있다.

 

홈버튼이 그리운 사람들을 위해

요즘 추세는 아이폰은 페이스아이디로 얼굴인식이고 안드로이드 쪽은 화면 지문인식이다. 이러한 2020년도에 뜬금없이 커다란 위치를 차지하는 홈버튼에 터치아이디를 달고 나왔다니.. 그러나 이런 고전적인(?)아니 복고랄까, 그런 디자인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마스크 쓰면 얼굴 인식 안된다고 불평하는 사람들도 있고..


가성비 아닌 이유

아이폰SE2는 낮은 배터리와 램이 단점이다. 배터리 1821mAh에 3GB니까 이게 언제적 사양이냐. 뭐, 이건 마치 만원대 무한리필 고깃집에 가서 고기가 왜 생고기가 아니라 냉동이냐고 투덜대는 것 같지만, 어쨌든 새 폰을 샀는데 이렇게 구형의 사양을 장착하고 있으면 가성비라는 말이 무색해진다.

 

아이폰SE2는 갤럭시처럼 창에 화면을 두개 띄워놓고도 넉넉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든지 하는 폰이 아니라고, 감수해야지 생각하면 적은 램도 포용 가능하다. 낮은 배터리 용량도 동영상 촬영이나 게임등을 켜면 광탈하는 배터리 때문에 보조 배터리가 꼭 필요하지만 대기전력이나 일반 웹서핑같은 사용에서는 애플 특유의 최적화로 쓸만한 러닝타임을 보여주긴 한다. 어쨌든 게임하기 좋은 폰이지만 게임을 오래하기 좋은 폰은 아니라는 이 치우친 현실이 가성비라는 말을 초라하게 만든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나온 다른 보급형 스마트폰을 생각하면 더 아쉽다. 갤럭시A51와 LG밸벳 모두 램8GB에 4300의 넉넉한 용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러한 국산폰을 사용하는게 더 가성비고 정신 건강에 이로울 것 같다.


여기에 2020년도에 본격적으로 쓸만해지기 시작 '할' 5G가 안된다는 것도 가성비가 아니다. 그리고 앞으로 년수가 갈수록 LTE만 쓸 수 있는 아이폰SE2의 가성비는 더욱 떨어질 것이다.


같은 아이폰 시리즈와 비벼보자면 발칸포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아이폰11시리즈에 비해 야간모드 안되는 카메라를 들 수 있다. 물론 개선된 이미지 프로세싱 덕에 아이폰8보다는 나은 결과를 보여주지만 2020년도에 싱글카메라라니 역시 동시대 삼성, 엘지의 폰들을 돌아보게 하는 요소다.

니 베젤 때문에 안녕하지 못하다
들어올 땐 쉬워도 나가긴 쉽지 않아는 애플 생태계


여기에 광활한 베젤 역시 디자인적인 면에서 너무 복고다. 앞서 아이폰SE2를 90년대 소나타3에 최신 엔진을 달고 타고 다니는 것도 일종의 낭만이 될 수도 있겠다는 언급을 했지만, 저런 베젤은 소나타3가 아니라 엑셀이나 포니를 언급해야 할 것 같다.

나처럼 애플생태계의 퍼즐 맞추기용으로는 가성비 꿀일 수 있다. 그런데 에어팟프로로 맥북과 아이폰의 소리를 번갈아가면서 듣다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이거 들어올 때는 가성비 꿀에 내 맘대로였지만 나갈 때는 내 맘대로가 아닐 뿐더러 애플에 많은 돈을 바친 후가 아닐런지...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