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맥주 1리터를 1800원에 사오다니...
가성비맥주로 유명한 마튼즈필제너Martens Pilsener를 롯데슈퍼에서 사왔습니다.
이게 원래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같은 대형마트에서 1리터 2400원 정도 하는 착한 가격의 녀석인데, 행사로 1800원에 샀습니다. 1000ml에 1800원 주고 국산맥주 수입맥주 통틀어 처음 사보내요. 평소 먹던 하이트 1리터에 3000원 하는 거 생각하면 이거 원...
생수 두 병 살 가격으로 맥주 한 병을 사다니, 이건 뭐 맥주 발효할 때부터 사장부터 양조장 사람들까지 다 모여 싸게 만들자, 화이팅, 화이팅, 구호를 맥주 발효물 속에 녹여 넣은 걸까요?
마튼즈필제너
Martens Pilsener
필제너? 처음에 저는 필스너라고 읽었어요. 표지가 온리 영어라 대충 발음하다 보니 맥주 발효 방식인 필스너가 되었다는...
하면? 상면? 맥주 발효방식 뭐데.
마튼즈 필제너의 맥주 발효방식은 필스너라고 하는 라거 맥주 종류 중 하나인데요.
라거 맥주가 뭐시냐... 일단 맥주 발효 방식은 크게 라거(하면 발효)과 에일(상면 발효)가 있습니다.
상면 발효는 20도 이상의 고온에서 오랫동한 맥주 발효를 시켜서 뜨거운 것은 위로~ 과학 원리대로 윗쪽에서 맥주 발효가 일어난 데서 상면 발효고요. 1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맥주 발효가 일어나 차가운 것은 밑으로~ 된 맥주 발효가 하면 발효입니다.
20세기 들어 냉장고가 발명되면서 하면 발효가 손쉬워졌고, 공장생산 방식으로 적합하게 되자, 대중적으로 많이 공급되는 저렴한 맥주가 라거가 된 거죠. OB~라거~
어떤 라거길래 필스너라는 이름이 붙은 거?
필스너Pilsner
필스너는 라거에서 홉을 더 많이 넣어 진하고 쓴 맛이 나게 한 맥주 발효 방식입니다. 짙은 황금색을 띄고요.
체코 서부 도시인 플젠에서 만들었다고 해서 필스너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헬레스Helles
헬레스는 체코의 필스너에 자극받아 독일에서 만든 맥주 발효 방식입니다.
필스너보다 더 밝은 황금색을 띄고 있고요. 밝은 빛깔, 순한 맛하면 이겁니다.
마튼즈필제너는 시음방법까지 써 있네.
경고,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
요즘들어 갑자기 기억이 가물가물, 그 이름이 뭐였더라, 뭐였더라를 연발하는 게 어째 술 때문인 것 같은데...
어쨌든 피 필제너(정식 제품 명칭이 이렇게 나와있습니다.)를 마십니다. 따라 먹기 귀찮아서 병째 한 모금, 한 모금씩. 맛은 역시 씁니다. 맥주 발효 방식 특성대로 맛이 씁니다. 그런데 그 쓴 것이 초등학생이 건성으로 내맺는 욕처럼 시발시발 무게가 덜 하군요.
그래도 국산맥주보다 맛있어요. 무엇보다 1800원에 이게 어딥니까, 가성비가 모든 것을 용서.
매운 닭꼬치 안주
매운 닭꼬치를 먹으며 새삼 느낍니다.
하이라이트 매운 부위는 따로 있다는 거. 지뢰를 밟듯 그 매운즙 가득한 고기 한 점을 먹고 나면 그 녀석 때문에 맥주를 한 다섯모금은 소모하게 된다는 걸,
닭꼬치가 하나에 2000원이었으니까 할인구매한 마튼즈필제너 가격이 오히려 더 저렴한 셈. 저렴한 맥주가 마음을 넉넉하게 하네요. 마음놓고 들이키게 된다는 게 이런 거. 맥주 1리터 넉넉한 용량으로 입 속의 불을 여유있게 진압했어요. 굿 밤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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